유라시아 57일(6월 25일) 오늘은 베르겐의 날
오전 11시쯤이면 비가 갤 거라는 노르웨이 기상청의 발표도 믿을 수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
그칠 듯 그칠 듯하던 비는 12시가 넘어도 실실거려서 <오늘의 메뉴>를 놓칠까봐 우산 들고 길을 나선다.
오늘의 목표는 <카페 막달레나>.
홍보책자에 나온 교회에서 운영하는 자선 식당 비슷한 곳인데, 가격 대비 맛이 좋다고 아침을 대강 정리한 세 명은 점심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 길을 걸었다.(거리는 4.6km 정도, 대중교통 이용 방법은 아는데, 길을 잘 몰라 겸사겸사 걸어간다.)
이 식당이 오늘의 비극을 초래한 주인공.
결론은 <맵스미>의 공헌에도 불구하고, 찾아간 곳은 아마도 옮기기 전 장소인 듯.
주소 앞에 섰지만, 식당은 없고, 못 찾는다고 사정없이 비난하는 나땜에 남편은 기분이 상할대로 상하고...
아까운 시간만 낭비했다.
결국은 우린 서브웨이에서 화해하고 샌드위치를 나눠먹고, 베르겐 시내를 헤매고 다녔네.
베르겐의 대표적인 관광 지역인 뷔리겐 지구를 비롯해서 요새에 올라 시내를 구경하는 등 관광객으로 하루를 보냈다.
어제 관람하려다 실패한 뭉크 작품은 다음에 오슬로 가서 보는 걸로 미뤘다.(어제 기억이 좋지 않아서... 오늘 너무 늦게 나오기도 했지.)
베르겐은 구경할 만한 것들이 썩 많지 않아서 다행이었다.ㅎㅎ(시간 있었으면 미술관 갔겠지? 그리고 기념관도 가고. 물론)
어시장이나 뷔르겐, 한자박물관, 요새 등등 베르겐의 명소들은 참으로 소박하지만, 홍보는 잘 되어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커다란 마른 대구 조각과 각 건물들에 툭 튀어나온 조각상들은 익살스러운 모습이 많아서 흥미를 돋군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