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61일(6월 29일) 오늘은 오슬로(실망스러운 뭉크미술관)
<쏜호텔>은 70여 개의 체인호텔이라는데, 다른 서비스 품목은 거의 없는데, 아침은 좋다.(조식 포함)
내가 이쪽 와서 맛들인 청어절임 종류가 세 가지나 있고, 싱싱한 연어와 돼지간 요리 등도 있고 빵도 맛있어서 과식을 했다.
여행 중 맛있는 호텔 조식이 나는 참으로 좋다. ㅎㅎ
오늘 일정은 원래 뭉크미술관-시청사-대통령궁-요새 방문 등이었다.
그렇지만, 이 일정은 완전히 달라지는데...ㅎ
아이슬란드 취소로 7월 12일 코펜하겐에서 합류하는 이 선생을 만나려면 뤼세피요르드를 봐도 시간이 너무 남는다.
이런저런 후보지를 가지고 검토를 하다가 가장 물가가 저렴한 <바르샤바>에 다녀오기로 했다.
그래서 오전에는 비행기, 주차, 숙박 등을 예약하느라 시간을 다 보냈다.
국립미술관을 갈까, 뭉크미술관을 갈까하다가 그래도 전문 미술관이 낫지 싶어 뭉크로 방향을 잡았다.(이 동네에서 엄청 팔아먹는 화가니까...)
호텔이 시내 중심지에 있고, 관광지들이 대체로 근처에 있어 살살 걸어서 시내 구경도 하면서 공원을 거쳐 미술관행.
책자에 보니 많은 작품을 수용하지 못해 오페라하우스 근처에 새로 건물을 짓고 있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정말 작았다.
입장료도 100NOK에서 120NOK으로 인상. 대신 도록은 공짜로 주더라.
뭉크 작품은 <절규>가 하도 유명해서 혹시나 원본을 볼까 했는데, 사본도 볼 수 없었다.
미술관은 작고, 작품은 많아서 시리즈로 전시를 한다는데, 요즘은 <Between the Clock and the Bed>를 주제로 전시 중이었다.
뭉크의 삶이 워낙 고통스러워서인지 뭉크의 그림을 보는데, 마음이 심히 울적해지고 어두워졌다.
죽음의 그림자가 그림 속에 그대로 드리워져있는 것 같아 오래 있고 싶지는 않았지만, 전시 작품이 얼마 되지 않아 순식간에 관람이 끝나자 좀 허무한 생각이 들었다.(가성비 꽝...)(러시아에서는 발바닥이 아파서 다 못 봤는데...)
마지막 전시장에 가니 일반인들이 그림을 그려서 걸어놓은 공간이 있더라.
남편이 당신도 그려봐해서 그냥 여자 얼굴 만화 하나 그려서 걸어놓고 사진 찍고 왔다. 나도 좀 웃긴다.ㅎ(좀더 잘 그릴 수 있었는데...ㅎ)
그래도 날은 뜨겁고 피곤해서 일단 호텔로 가서 점심 먹고 쉬다가 오후 일정을 진행하기로 하고 오는 길에 시장에서 망고 한 박스(1kg)를 75NOK에 샀다.(10,500원 정도 - 왜 난 망고를 보면 정신을 못 차리나.ㅎㅎ)
호텔 오는 길에는 아랍 사람들이 많이 사는 동네인 것 같은데, 큰 시장도 있고, 길거리에 채소와 과일 파는 가게들이 많았다.
파키스탄에서 수입된 잘 익은 망고들이 한 박스에 79~7NOK5에 팔리고 있었다.
난 점심을 망고 두 개로 하고, 남편은 뭘 먹었나? ㅎ
한숨 자고 일어나 오후 일정을 시작하려고 차에 모자를 가지러 갔더니 뭔가가 이상하다!!
어제 주차하느라 하도 고생을 하는 바람에 깜빡 잊고 냉장고 전원을 안 빼놓는 바람에 배터리가 방전된 것이다!!
내가 가장 걱정했던 일이 일어났는데, 남편은 비장의 무기가 있다고 의기양양.
시동 스타터를 짝~댔더니 전기가 확 들어온다. 만세!
어, 근데, 이거 이상하다. 다시 죽어버리는데??
중국제 스타터의 배터리가 터져버렸단다!! 이런 뭣같은...
이 일로 오후 스케줄이 망가져버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주차를 큰 쇼핑몰에 한 덕에 4층에서 충전기(349NOK)를 살 수 있어서, 텐트용 케이블을 동원하여 무사히 충전할 수 있었다.
(이 충전기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는 스타터 형식이 아니고, 전기를 꽂아놓으면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시키는 방식이라서 쇼핑몰 지하의 콘세트에 전원을 꼽아서 충전할 수 있었다.)
(쇼핑몰 직원이 띨띨해서 충전이 안 될거라해서 그 말만 믿고 남편을 괴롭힌 죄, 미안합니다,ㅎㅎ-쓸데없이 주유소 찾으러 한 3km를 방황했네...)
이럴 때마다 남편이 팍팍 늙는 것 같아 너무 안쓰럽다...
유럽쪽은 가게들이 일찍 문을 닫는다는데, 대도시에 오면 밤늦도록 영업하는 곳들이 의외로 많다.
오슬로시티쇼핑몰도 밤 10시까지 영업을 한다. 할인을 많이 하는데, 물건도 저렴해 보이지만, 잘 사게는 안되네.
배터리 충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기에 푸드코트에서 닭다리와 닭날개, 감자그라탕을 사와 맥주 두 캔과 함께 저녁을 떼운다.(술값이 비싸서 금주 하려고 하는데, 사건들이 술을 부르네...ㅎ)
한 두 시간 정도 충전시키니 차는 정신을 차렸고, 남편을 잘 믿지않은 아내에게 남편은 확인을 해준다.(미안~)
내일 하루 더 있을 예정이지만, 어디서 잘지 몰라 아쉬운 마음에 밤나들이를 나섰다.
북극권은 아니지만, 그래도 위도가 높은 편이라 9시가 넘었는데도 아직 해가 지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은 TGI!! 아직까지 노르웨이에서는 TGI가 인기가 있는 모양이었다.
마침 6월 22일부터 7월 1일까지 <오슬로 프라이드>라고 일종의 오슬로 시의 축제 기간인 모양이었다.
거리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고, 왕궁 가까운 공원에서는 음악 소리가 요란하다.
이런 멋진 저녁을 뫃치고 잠이나 잘 뻔했구나 하면서 살살 걸어서 왕궁과 국회, 국립극장, 시청사 등을 구경한다.
노르웨이에서도 관광객이 많이 와서 관광세를 받아야한다는 등 말이 많았다는데, 그동안 없던 사람들이 오슬로에 다 모인 모양이다.
도시에 오면 정신이 없긴 하지만 사람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축제용인지 거리에 매달린 곰인형들, 얼굴에 노르웨이 기 마냥 삼색으로 예쁘게 칠한 아이들, 흥겨운 음악 등 금요일 밤은 화려하게 깊어간다.
현재 노르웨이 왕 <하랄 5세>가 살고있다는 정말로 소박한 <왕궁>
출입 시간(10~20시)이 지나서 철망 사이로 바라다보았더니 위병이 내일 놀러오라고 다정하게 말한다.
너무나 친절하고 격식에 억매이지 않은 듯해 잘 생긴 위병과 기념 촬영도 했다.ㅎㅎ~
<두 개의 갈색 치즈>라고 불리는 <오슬로 시청사>는 낮에는 시민들에게 개방한다는데, 밤이 늦어 위치만 확인하고 왔다.
시청사 앞 광장에는 나선형의 가게들이 자리잡고 있는데, 밤 11시가 넘어선지 다 문을 닫고 썰렁했다.(축제하는 곳에만 사람들이 다 가서...)
서울 시청 앞 광장에 비교하면 소박한 수준.
<국립극장> 앞에서 포즈도 잡아보고. 맥주 잔 들고 노래 들으며 춤도 추고 담소하는 축제장 사이에 끼어서 맥주라도 한 잔 해볼까했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ㅎㅎ
생맥주가 거의 만 원이 넘는 수준이라 그냥 말지 하고 구경만 했다.
어느 축제나 술장사가 최고다.ㅎ
밤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우리는 자러 돌아오는데, 왕궁 쪽의 메인스트리트로 몰려가는 젊은 친구들이 많았다.
이제 축제 시작?
내일은 거리 퍼레이드를 한단다.
*사진 모음
* <뭉크미술관> 가기 전에 만난 공원에서 본 귀여운 조형물
*오슬로 시내에는 재밌고 창의적인(?) 조각들이 참 많다.
*꽃보다 어린 사람이 아름다워~ㅎㅎ(허브공원)
*뭉크 미술관 앞
*보고나면 우울해지는 뭉크의 그림들-누가 집에 걸고 싶어할까 궁금해...
* 내 만화작품도 하나 걸었다.ㅎㅎ
*잘 가꿔진 공원의 멋진 조각들-누군지는 잘 몰라...
*집에 오는 길 -채소 가게가 많더라
*<오슬로 프라이드>라고 행사 중이어선지? 공중에 떠있는 곰돌이들...ㅎ
*소박한 노르웨이 왕궁
*친절한 위병과 한 컷~ "내일 오전 10시에 오픈 하니 그때 정원에 놀러오시라~"고 친절한 안내
*이 아줌마와도 한 컷~ㅎ
*"두개의 갈색 치즈"라 불린다는 <오슬로 시청사>
*국입극장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