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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선도가 노닐던 보길도 여행(9.24.)

애니(현숙) 2019. 9. 26. 21:14

9월 24일 화요일 새벽 5시쯤 헤매다 자고 있는데 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밤새 차가 울고 있다고.

이 시간부터 불편한 하루가 시작됐다.

클락션이 고장나서 수리를 했는데 뭐가 문제인지 이놈의 차가 보길도에 와서부터 울기 시작한 것.

할 수없이 차의 배터리를 분리해놓고 민박집 근처 보족산과 공룡알해변을 산책한 후 노화도쪽으로 나갔다.

차를 운행하니 우는 소리가 더 커져서 조용한 섬마을을 우리 차가 온통 휘젖고 가는 통에 몇 번을 쉬다간지 모르겠다.

다행히 첫 번째로 찾아간 카센터에서 휴즈 하나를 빼내니 소음이 사라졌다...우리 차의 크락숀은 그렇게 또 죽었다...

 

차 땜에 혼이 나가서 점심은 엄청 시원찮은 식당에서 백반으로 해치우고 보길도의 명소인 세연정 관광에 나섰다.

가는 길을 놓쳐 동천석굴이라는 곳부터 올라가서 구경을 하고 다시 돌아나와 세연정 행.

엄청 기대한 곳 치고는 소소...

윤선도가 훌륭한 학자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ㅎ

 

두 곳을 보고나니 보길도에 온 목적이 거의 달성.

마지막으로 예성해수욕장에 가서 까만둥근돌들이 우는 소리를 듣고 보길도를 떠났다.

4시반 배를 타고 해남에 도착하니 시간이 애매.

미향사에 들러 고즈넉한 산사도 구경하고 기와 한 장에 가족의 행복과 건강도 기원하고 해남 시내행.

겉모습이 멀쩡해보이는 모텔이 35000원이라서 얼씨구나예약하고 천일식당가서 불고기정식.

별로였지만 혹시했는데, 여전히 별로.

이제는 정말 다시 가지 말자고 맹세하고 와서 살펴본 모텔방은

그야말로 망하기 직전 폐허의 상태?

침대판이 부서진 거야 그렇다치지만 청소도 제대로 안 된 듯

미리 살펴볼 때 우린 뭘 본 거야? 참...

다시는 이렇게 험한 곳에서 자지 말자 맹세할수밖에...

피곤하고 배불러서 배 두드리고 일치감치 꿈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