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2017년 6월 미국, 캐나다 여행 -첫날(6월 9일) 시애틀

애니(현숙) 2017. 7. 9. 12:59

<그의 이야기>

다시 긴 하루.

체육대회에 간 현숙이 오기를 기다려 240분경에 집을 나서 조금 기다리니 버스가 바로 온다. 그래도 50분 출발이 맞네.

인천공항까지는 1시간 10분이 걸린다.

오늘은 출국자가 없는 날인지 검색대 입구마저 한산해서 출국 절차가 매우 빨리 끝났다.

그래서 느긋하게 아시아나 라운지에서 와인 등을 즐긴다.

모름지기 이 정도의 여유는 있어야지.

델타 DL198편은 20분 늦은 650분에야 이륙을 시작한다.

작년 이후 비행기 탑승 전에 여유를 부리지는 못 한다. 아깝다.

B767-300, 이코노미 좌석이 그리 불편하지 않고 USB 전원마저 있어서 잠시 행복해졌다.

식사도 괜찮고 중간에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과 스타벅스 커피, 아침에 주는 간단 샌드위치도 맛이 괜찮아서, 저가항공과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며 현숙도 좋아한다.

그런다고 우리가 저가항공의 그 싼 가격을 모른 체하지는 못 하겠지.

가는 내내 아래로 구름이 가득해 경치는 없다. 라운지의 와인과 기내 와인으로 잠을 적당히 잔다. 그래봐야 2시간 정도 잤나? 이후 내내 잠을 이루지 못 한다.

 

1255, 시택의 브릿지에 연결되었는데 이후 2시간 20분 동안 입국 심사를 기다리느라 몹시 짜증이 났다. 자동 입국기를 만들어두고도 다시 세관원을 대면하게 하는 이 무지막지한 절차. 미국의 그 대자연이 아니라면 다시 오고 싶지 않게 만드는 불쾌한 절차와 시간낭비다.

셔틀버스로 약 15분 정도 이동해 렌터카 대여소로 왔는데 이번에는 Europcar 창구가 보이지 않는다. 물어물어 대행회사 창구에서 수속을 하는데 비상사태를 대비해 140달러를 추가하면 타이어 펑크, 기름 부족 등등에 대비할 수 있다네. 하지 않아도 되는데 괜히 돈을 더 쓴다.

다음부터는 이런 바가지는 절대로 쓰지 않을 것이다. 수속을 마치고 차를 찾으니 소나타다. 늘 그러려니 하지만 이코노미카렌탈의 이 엉터리 렌터카를 재고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을 실감해하는 이 엉터리 렌터카. 공항에서는 450분에야 H마트를 향해 출발할 수 있었으니 도착 이후부터 무려 5시간이나 걸렸네. 끔찍하다.

 

H마트에서 필요한 것만 산다면서 바베큐 화로도 사고, 기어이 던지네스 크랩을 산다. 파운드에 12.95달라인데 2마리를 다니 46달라나 된다. 아직까지는 괜찮은 가민을 따라 숙소에 도착하니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기다린다. 주인할머니 아들놈이 예약을 마음대로 취소해버려서 방이 없다네. 기가 막혀서 한동안 억울해 하다가 이 크랩을 해먹을 수 있는 다른 방을 알아보니 적당한 가격의 방이 없다. 그래서 시애틀을 포기하고 가는 데까지 가보기로 하고 출발한다. 그런데 가민이 또 잠들어버려 구글에 의지해서 이사콰라는 곳으로 간다. 가다가 몇 번이나 길을 놓쳐서 시애틀을 헤맨다. 시애틀이 날 놓아주기가 매우 싫은 모양이다. 겨우 길을 잡고 30분 거리의 이사콰에 1시간이나 걸려 도착해보니 여기도 방이 없다. 일단 고픈 배를 서브웨이 샌드위치로 채우면서 지갑을 그 민박집에 두고 온 걸 발견한다. 결국 다시 시애틀로 간다. 멋진 노을과 함께 불을 밝힌 시애틀의 경치는 감탄을 부르는데 숙소는 못 찾고 두고온 지갑이나 찾으러 1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내 신세가 참 딱하다. 그래도 갈 때는 SK 데이터로밍 덕을 잘 봤다. 지갑을 찾고 다시 길을 떠나 스노퀄미라는 산골의 숙소를 향해 간다. 날이 이미 어두워진데다 지난 밤에 못 잔 잠이 졸음을 부르는 듯해서 좀 겁이 나기도 했다. 다행히 Edgewick Inn에서 방을 잡아 시름을 던다. 결국 그 던지네스 크랩을 화장실에 버너를 피워서 삶아먹는다. 재작년부터의 숙원을 푼 결과는 역시 가성비가 매우 떨어지는 음식이라는 것. 게다가 매우 짜다.

 

2시간 반이나 걸린 입국 수속 더하기 숙소가 취소되는 해프닝, 거기에 지갑을 두고와서 1시간을 알바하는 멍청한 짓까지. 그래서 중간에 길을 헤맨 건 양반이다 싶다.

스노퀄미라는 산골에서 하룻밤. 별은 없다.

현숙은 첫날 징크스라네. 매번 여행할 때마다 첫날은 무슨 사고가 생겨도 생겼었나?

운행거리 5,298마일~5,428









<나의 여행기>

거의 6개월 전부터 준비한 미국, 캐나다 여행.
아무리 미리 준비한다하여도 닥치고 보면 미진한 것이 많다.
예를 들면 EAST 같은 거.-별 무리없이 나오긴 했지만, 며칠 앞두고 신청하는 바람에 알게 모르게 긴장하게 되었다.
이날은 휴가를 쓸까했는데, 드라마사업부에서 체육대회를 하는 바람에 경리단길 잠깐 걷고 일찍 나와서 공항에 늦지않게 갈 수 있었다.
우리의 사랑-공항 라운지...ㅎ
공항라운지를 꼭 들려야하는 우리의 관습상 공항에 도착하는 시간은 여유가 있어야하는데, 항상 그렇지는 못하다.
그래도 현대카드를 사용하는 보람을 느끼기 위해 라운지에 들러 잠깐 요기하고 늦지 않게 비행기를 타러 나섰다.

(참, 현대카드로 항공권 결제했을 경우 여행자보험을 들어준다는데, 그걸 바빠서 확인 못하고 근 6만 원에 가까운 돈을 내고 여행자보험을 들었다...)
출발이 늦어진다고 게시판에는 떴는데, 무슨 비행기가 안내도 없이 정시에 출발한다.
또 사람들은 다들 자리에 앉아있고...
우리처럼 항상 늦게 타는 사람은 약간 시껍할 일...
델타항공은 처음 타보는데, 전반적으로 비행기도 편하고 서비스도 좋은 것 같다.
미국 갈 때는 재밌는 영화도 없는 것 같고 말이 안들려서 그냥 갓는데, 돌아올 때는 <폐쇄자막> 이라는 이상한 멘트를 눌렀더니 영어 자막이 나와서 영화를 세 편이나 보고 왔다.(몰라서 활용 못한 것이 좀 아쉬웠다...)


시애틀에는 거의 정확한 시간에 도착했다.

그러나 입국하는데 걸린 시간이 자그마치 2시간여...

이유도 모르는체 마냥 기다리며 투덜투덜...

그러나 별 문제없이 통과.

렌트할 때 쓸데없이 비싼 보험을 추가로 들고, 셔틀버스 타고 렌트하는 곳으로 이동.

미국와서 외제차를 타보나 했는데, 우리가 받은 차는 <소나타>...-우울하지, 뭐.ㅎ

어쨌든 가민도 작동하는 듯했고, 신나게 출발~

오늘 저녁은 2년 전에 못 먹은 던진너스게를 꼭 먹겠다는 일념으로 민박집까지 잡았으니, 한인마트에서 게 2마리를 45000원 정도에 사서 흐믓한 마음으로 고고~ 
 

그러나 예약됐다는 민박집에는 방이 없고, 예약한 사실이 없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 결국 그 집에서 인터넷을 연결하고 따져봤으나 방법이 없어서 무조건 출발-가다가 방 있으면 잡아서 자자는 전략.

시애틀 빠져나가는 것이 헷갈려서 여러 번 들락날락 하다가 한 시간 정도 동쪽으로 갔는데, 남편 왈, 지갑을 두고 왔네...(미쳐!!)

결국 시애틀로 다시 돌아와 어저다 중간에 방을 잡아서 죽어가는 게를 화장실에서 삶아먹는 걸로 하루를 마감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