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미국, 캐나다 여행(6)- 6월 14일(수) 옐로스톤 국립공원
<그의 이야기>
6월 14일 수. 옐로스톤국립공원-가이서의 날
어젯밤 와인과 맥주로 과음한 탓인지 한밤중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게보린으로 달랜다.
아침에 해가 나니 정말 반갑다.
역시 레토르트 참치덮밥과 달걀 후라이로 아침을 해결하는데 참치는 맛이 없다.
그러고보니 내가 식단 준비를 안 해도 지나치게 안 했구나. 캠핑을 간다면서 이렇게 준비가 소홀하다니...
현숙에게는 미안할 뿐이다.
노리스 가이서의 두 개 코스로 오늘 가이서의 날을 시작한다.
이렇게 땅이 끓는다는 건 아직 화산이 살아 있다는 건데 그게 폭발하지 않고 물이나 내뿜는 이 지형이 신통하기만 하다.
게다가 뜨거운 물속에 사는 박테리아가 그 온도에 따라 각각 다른 색깔로 땅을 물들여 화려한 경치를 만들어 내다니 참으로 경이로울 따름이다.
노리스를 마치고 혹시 먹을 곳이 있나 들린 메디슨은 볼 것도 없고 식당도 없어 통과. 안내도가 충실해서 참 부럽다.
아티스트 페인트 팟은 땅의 색깔도 색깔이지만 고사목의 분위기가 훨씬 볼 만하다.
이어서 미드웨이 가이서를 들린다. 가이서들의 형태는 각양각색이라 같은 듯 달라서 나무 데크로 만든 길을 따라 걸으며 보는 재미가 매우 쏠쏠하고 감탄의 연속이다. 이곳을 나오면서 혹시나 하고 현숙이 물에 손을 대봤는데 나온 지 한참 되어서인지 차단다.
너른 평원을 흐르는 강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그림이고, 혹시나 하고 샘에 손을 넣어봤더니 여기는 뜨겁다. 조금 더 가니 Firehole 폭포 안내판이 있어 들어가 봤더니 별로네.
이제 드디어 가장 유명하고 아름다운 Great Prismatic geyser 차례인데 워낙 규모가 커서 구글 위성으로도 그 형태와 색깔을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인데, 막상 이곳에서는 평면으로 설치된 나무 데크만 있어 그 전모를 볼 수가 없으니 매우 아쉽다.
가이서들을 잘 보라고 세심하게 길을 만든 미국 공원놈들이 왜 이 장관은 그냥 있다는 것만 확인하게 만드는 것일까? 조금 높은 전망대 등을 만들어 전 세계에서 몰린 관광객들을 기분 좋게 황홀하게 만들면 안 되는 것일까? 뜨거운 샘이라 김이 가득차서 바람이라도 불면 잠시 가장자리나마 화려한 색깔을 보여주니 몹시 감질 난다. 만일 나중에 다시 오게 되면 좀 달라질까?
이제 며칠간 지나치기만 했던 Old Faithful이다. 제네럴 스토어에서 핫도그 하나를 사서 늦은 점심을 때우고 분출을 기다리기로 한다.
어제는 5시 27분이었는데 오늘은 5시 55분에 분출을 예고한다.
분출구를 빙 둘러싸고 있는 의자에 앉아 한국인 젊은 부부가 찍어주는 사진도 즐기며 기다리니 정확하게 시간을 맞춰 물이 솟구친다.
예전보다는 힘이 많이 약해져서 어림잡아 20m 정도? 시간도 2분 정도라 좀 싱거운데, 이걸 보려고 엄청난 인파가 몰리니 참 부럽다.
귀가하기에는 시간이 일러 피곤한 몸을 이끌고 기어이 왕복 4.4km의 Morning Glory를 보러 올라간다.
올라가는 중에도 수많은 종류의 분출구들이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눈을 쉬지 못하게 한다.
모닝글로리를 보고 내려오니 길 건너편 비하이브 분출구가 세차게 물을 내뿜는데 오히려 메인보다 더 높고 오래 물을 내뿜네.
마침 메인도 다시 뿜어내는 시간이 되어 하루에 올드페이스풀 분출을 두 번이나 보는 행운을 가진다. 그나저나 아침부터 수많은 가이서들을 보느라 15km정도를 걸었네.
돌아오는 길에 옐로스톤 호수 건너 편 설산들의 웅장하고 멋진 모습들을 찍을 수 있었다.
첫날 비 내리는 호숫가에서는 건너편 풍광을 전혀 볼 수가 없었지. 텐트로 돌아와 저녁을 해먹고 잔다.
우리는 어딜 가나 매일 새벽에 나가서 한밤중에나 돌아온다.
해가 났는데도 하루 종일 패딩을 입고 다녀도 덥지 않다. 한국에서는 산에서도 하루 종일 패딩을 입고 다니지 못 했다.
<나의 이야기>
해 나왔다!!
밤새 비가 또 올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비가 안오니 그것만으로 너무 행복하다.
바닥에 까는 것이 하나뿐이라 전날 남편이 힘들어했는데, 어제 피싱에 가서 깔개를 사와서 남편이 좀 편하게 잤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오늘은 올드페이스풀을 최종 목료로 하고 오른쪽으로 쭉 돌기로 했다. 결과적으로보니 오늘은 온갖 스프링과 가이서들을 만나본 날이 되었다.
처음은 노리스 베이슨에서 시작해서 아티스트 포인트, 매디슨 가이서들, 마지막으로 올드페이스풀을 찾아갔을 땐 기력이 다 떨어져서 다리에 쥐가 날 정도였다. 그래도 가이드가 추천한 모닝 글로리 스프링을 찾아서 한 시간여 동안 온갖 가이서들을 보며 쥐난 다리를 달래가며 트레킹을 게속했다.
모닝글로리에서 돌아오는 길에 올드페이스풀보다 더 힘차게 내뿜는 비하이브도 보고, 다시 뿜는 올드페이스풀을 만나서 기분이 아주 업됐다.
우린 정말 행운아야~ㅎㅎ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멀다, 이곳 옐로스톤은.
나가면 한 시간 정도는 기본이니.
오늘 아침 10시반쯤 출발해서 집에 오니 9시 10분.
돼지뼈를 김치찌개한다고 미국에서까지 와서 산 남편.ㅎㅎ
밥은 언제 먹나~?(글 쓰는 시각 10시 20분에...)
오늘은 적당히 구름이 낀 상태에서(간간히 햇볕이 비치면 샘에 고인 물색이 아주 환상적으로 변한다~)
세상에서 보기 드믄 화산이 만든 다양한 지형들을 실컷 즐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