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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 미국, 캔다 여행(8) -6월 16일 캐나다로~

애니(현숙) 2017. 8. 8. 22:06

심한 가려움증으로 새벽 2시 정도까지 괴롭게 잠을 못 자고 헤매다가 겨우 잠이 들어 5시 반에 잠을 깬다. 아침을 먹지 않기로 했으니 그쳐가는 빗속에서 바로 짐을 싸고 샤워 후에 떠난 시간이 8시 반. 텐트를 치고 걷는 게 몹시 힘들고 제대로 설치되지 못 한 텐트 생활이 너무 성가시고 옹색해서 밴프 캠핑은 취소하기로 한다. 현숙이 제대로 된 캠핑을 즐기지 못하고 추위에 떨게만 하게 한 것 같아 매우 미안하다.

비가 와서 와슈번산 도로가 얼었을까봐 걱정을 좀 했는데 기온이 낮지 않아 걱정할 일이 아니다. 어제 이곳 구경을 다 했으니 오늘은 왠만하면 그냥 지나치기로 했지만 그래도 경치를 두고갈 수만은 없다. 전망 사진을 다시 찍고 열심히 가다가 타워 부근에 가니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보니 엄마곰과 아기곰이 잘 놀고 있다.

맘모스 온천 지역에서 길을 잠시 헤매고 북쪽 출구로 나가니 이곳에 루즈벨트 아치가 있네. 42마일 거리를 딱 2시간 걸렸다. 옐로스톤 안녕. 다시 오게 될까? 사람들이 사는 지역, 옐로스톤 덕분에 먹고 사는 동네 Gardiner에서 아침 먹을 곳, 즉 와이파이가 터지는 맥도날드 등이 있을까 기대했는데 그런 건 없다.

옐로스톤의 경치는 기막히고 그 안에서 인터넷 세상을 무시하는 게 이해는 되지만 밖에 나와서까지 그 불편을 겪게 하는 건 좀 불쾌하다. 가다가 곧 나오겠지 했는데 결국 100km 남짓 떨어진 리빙스톤이라는 마을의 맥도날드에서 11시 반에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인터넷이 터지니 살 것 같다. 나도 인터넷 중독인가? 밴프 캠핑과 레벨스톡 모텔 취소, 골든 모텔 예약 등 숙소 문제를 해결하고 카톡도 하는 등 사람이 되어본다.

리빙스톤을 떠나 Greatfalls에서 15번 고속도로를 찾느라 좀 헤맨다. 가민도 안 되고 구글 안내도 좀 헷갈린 탓이다. 교차로만 나오면 헤매는구나.
현숙에게 잠시 핸들을 맡겼다가 눈을 뜨니 국경으로 가는 길이다. 그야말로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이 수백km나 뻗어 있다. 처음에 현숙이 하늘이 크다라고 했을 때 무슨 그런 말이 있나 했는데 지평선밖에 보이지 않는 하늘은 정말 크고 넓다. 이런 땅에서 사는 사람들이 부럽지는 않은 게 당연하기는 하지. 보기는 좋지만 얼마나 지겨울까?

국경인 Sweetgrass 면세점에서 맥주만 한 박스 산다. 출국심사는 아예 없고 캐나다 입국심사만 하는 이 신통한 국경 통과가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절차는 매우 간단하다. 캐나다에 들어와서도 지형은 변하지 않아 여전히 지평선만으로 눈부시다. 기름을 가득 채우고 지평선밖에 없는 경치를 보며 레스브리지 도착해서 민박집을 어렵지 않게 찾아 짐을 푼다. 예쁘게 지은 집에서 노인네 부부가 민박업을 하는데 깔끔하다. 민박이라 해서 주방 시설이 있나 했더니 말 그대로 B&B라 아침식사만 제공하고 방에는 세면대만 있다. 저녁 식당을 찾아 밖으로 나가 KEG라는 체인 식당에서 스테이크 등으로 비싼 저녁을 먹는다. 둘이서 맥주 2잔 포함해서 115C$(계산이 잘 되지 않아 팁을 20달러나 줬다)인데 돈값을 하는 곳이라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