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NOK가 4km만큼 거리를 줄여준다면?>
오늘은 거의 해발 1200미터 높이의 정상에서 링게달스 호수를 향해 혀처럼 뻗은 바위ㅡ트롤퉁가(노르웨이 요정 트롤의 혀)를 만나러가는 날이다.
총길이가 22km라고 해서 노르웨이 오기 전부터 걱정이 태산같았던 여행지.
그러나 노르웨이 피요르드 관광을 했다하면 꼭 가봐야하는 핫플레이스 중 핫플레이스.
전날 오따캠핑장에서 저녁에 만들어논 김밥과 오이, 각자 챙겨 5시 33분에 숙소에서 츨발했다. 당초 6시 출발 예정이었으니 새벽 잠이 없는 두 사람 덕에 조금 일찍 출발. 위 주차장을 찾으려고 잠간 헤맨 다음 최종 주차장 도착시간 6시 25분.(해발고도 847 -가민)
일찍 출발하는 이유 중 하나는 등산코스를 4km 줄일 수 있는 위쪽 주차장에 차를 대기 위해서.(설에 의하면 15대 한정이라 하더니 40대를 세울 수 있더라. 차 세울 공간이 많지 않아서 일찍 마감된다는 설에 의해서.)
처음 가는 길이라(?ㅎ) 주차장 찾는다고 약간 헤맸지만, 다행히 입구를 찾았는데, 입구에서도 루프박스가 문제.(높이 2미터)
그런 일이 많은지 매표원이 루프박스를 떼내서 옆에 두고 가란다.
베르겐의 경험이 여기서도 도움.ㅎ
텐트를 쳐서 들어있는 물건은 체인밖에 없어서 쉽게 철거할 수 있었다.
혹시 카드가 안될까 우려했는데, 아무 문제 없이 결제.
밑에 주차장이 하루에 500NOK인데, 여기는 600NOK.
트립어드바이저 코멘트에 100NOK의 효과를 톡톡히 볼 거라고 꼭 윗쪽 주차장을 사용하라고 했는데, 오늘 만약 이곳에 주차를 못했으면 트롤퉁가 등산은 어려웠을 것이다.
정확한 등산거리에 대해 궁금했는데, 아래 주차장에서 시작하면 왕복 28km.
우린(20km) 일찍 서둘러서 8km를 줄인 것이다. 해발고도도 한 400m가까이 올렸다.
새카만 길에서는 새로 손을 본건지 콜타르 냄새가 아직도 난다.
차 타고 가면서 보니 급경사로 4km를 올라가게 되어있어 스스로 정보를 찾아낸 우리를 대견스럽게 생각했다.
(정보는 세상을 편하게 한다!!)
아침을 간단히 김밥과 커피 등으로 해치우고 등산에 나선다.
트롤퉁가 시작점에서 출발 사진을 찍고 등산을 시작하니 머잖아 트롤퉁가 10km 전이라는 표지판이 나온다.
계속 9. 8.7.~순으로 표지판을 바라보고 진행하다보니 드디오 트롤퉁가가 보인다!
출발 4시간 만에 정상에 도착!
다른사람들 블로그를 보면 사진 찍으려고 몇 시간씩 기다린다는데, 비수기라서 그런지 한 열댓 명이 줄을 서있다.
서서도 찍고 앉아서도 찍고 핸드폰으로도 찍고...ㅎ
두 번 줄을 서서 찍었다.
(근데 사진 잘 찍는 사람이 이럴 때 안타까운데 남이 잘 안 찍어주면 말짱 헛거라는 거.ㅎ)
하르당에르 피요르드(로 알고 있었는데 피요르드가 아니고 링게달스 호수)라는데, 절벽 밑 물빛이 어찌나 오묘한지...
며칠 동안 걱정하고, 몇 시간을 발바닥 아프게 걸어온 것을 다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노르웨이 와서 느낀 점은 등산 인구가 젊은층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산에 가면 중장년층이 대부분인데, 이곳에는 젊고 싱싱한 청소년들이 무거운 캠핑장비를 잔뜩 짊어지고 산행을 많이 한다.
트롤퉁가에 우리는 몸만 가기도 힘이 드는데, 정상에 가까운 지역에 텐트 치고 야영하는 이들이 많이 보였다.
또 아침에 우리는 올라가는데 벌써 내려오는 친구들도 많고.
그들의 젊음과 체력이 겁나 부럽다.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가 이해된다?
트롤퉁가에서 제대로 서지도 못하던 남편이 건너편 절벽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다.
절벽에 다리를 걸쳐 보는 것.
아, 확실히 내가 할 때는 모르지만, 남이 하는 것을 보는 건 겁나네.
돌아오는 길은 당연히 힘들다.
지금은 날이 많이 따뜻해서인지 눈이 대부분 녹아선지 폭포는 별로 없다.
고여있는 물은 많지만, 그 물은 상태가 안좋고, 한군데서 물이 세차게 떨어져서 족욕도 하고 물도 받아 먹는다.
발을 찬물로 씻고나니 좀 시원한 듯한데, 그것도 순간이다.
발바닥에 불이 난 듯.
점심 시간 포함 9시간 만에 20km가 조금 넘는 트롤퉁가 등산을 성공적으로 마친다.
오후 3시 46분 주차장 도착.
오늘은 날씨도 도와줘서 오전에는 흐리더니 점심 때쯤 되니 적당히 예쁜 구름이 하늘을 수놓기 시작해서 노르웨이 와서 가장 날씨 좋은 날 중의 하루가 되었다.(떠나는 구선생에게 노르웨이가 주는 선물일 수도.ㅎ)
12시간은 걸릴거다 하면서 걱정했던 거에 비해서는 너무 잘했다.(물론 주차장 덕이긴하다.)
저녁은 각자 알아서 하기로 하고 시체 모드로.ㅎ
남편은 오는 길에 산 맥주 두 캔 마시고 쓰러져자고.
나도 한두 시간 자다 씻고왔다.
시원찮은 샤워장ㅡ20크로네.(5분)
처음으로 보는 노르웨이 돈.ㅎ
노르웨이에서는 종이화폐를 더이상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하고 환전우대도 별로 안해줘서 카드를 쓰고 있어 돈 구경하기가 어렵다.
오늘은 스스로 대견한 하루를 보냈다.
20km 이상을 견뎌준 내 다리와 발바닥에 감사한다.ㅎ
<트롤의 혀(트롤퉁가)>에서 놀고 있는 내 모습ㅎㅎ
<트롤퉁가 아래 링게달스 호수의 아름다운 모습>
<트롤퉁가 등산 시작~!>
*다시 돌아오는 길-하늘이 끝내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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