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20km가 넘는 산행을 하고도 다들 일찍 뻗어서 그런지 거든하게 일어나 아침 10시에 오다에서 오슬로를 향해 출발했다.
원래 오늘 오슬로 일정이 아니었으나, 도중에 합류한 친구가 아이슬란드 일정이 취소되자 중도 귀국을 하겠다고 하여 오슬로까지만(원래 귀국은 스톡홀름) 데려다주기로 해서 우리도 오슬로 일정이 시작됐다.
하당에르 피요르드 지역답게 여기저기서 물줄기를 뿜어대도 그동안 많은 폭포를 보기도 했고, 피곤하기도 해서 "저 정도는 노르웨이에서 보통이지~" 하고 지나쳤는데, 10시 35분쯤에 귀찮아도 차에서 내릴 수 밖에 없는 일이 생겼다.
<로테포센> -로테폭포
거대한 쌍폭에서 물이 쏟아지니 물줄기가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노르웨이에서 본 폭포 중 가장 멋지고, 큰 폭포같은데, 규모가 크다보니 사진으로는 구현이 잘 안 되네.
화려한 폭포의 모습을 감상하고, 13번 경관도로를 따라 가다 E18번 도로로 진행.
구글맵에서 무료도로를 검색해서 갔지만 오슬로 근처 가니 도저히 피할 수가 없더라. ㅎㅎ(통행료 18+150? NOK)
점심은 아침에 정성껏 싼 햄버거로 간단히 먹고, 열심히 운전해서 갔지만, 오슬로 도착은 5시가 넘더라.
k가 마지막 휴게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하나씩 나눠먹고 송별 인사.(내가 살 수도 있었는데, 왜 그리 인색했나?)
중앙역 근처의 시티박스 호텔에 내려주고 한 달 간 함깨한 여행을 마무리했다.
(어쨌든 우린 전생에 뭔가 깊은 인연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린 무료 호텔 쿠폰으로 남편이 예약해둔 중심지의 <쏜호텔스펙트럼>로 갔다.
호텔은 교통도 좋고 아침도 좋고 다 좋은데, 전용 주차장이 문제.
주차료도 문제지만, 우리 차 루프박스 덕에 지하에 주차가 어려운 것이 문제.
그런데다 운이 안 좋을려니 다른 곳에 근무하는 호텔 직원이 교대근무를 하면서 주차장을 잘못 알려줘서(같은 체인이라 문제는 아니지만) 나중에 또 문제가 생겼지...
유럽 건물들이 주차장 높이가 낮아서 문제라고 하더니, 벌써 세 번째 사고.
결국 루프박스는 해체해서 방으로 데려오고서야 주차를 했다.
대도시로 오면 항상 주차 때문에 사람 혼이 빠진다.(남편이 또 한 살 더 먹었겠다.)
내가 지도와 영어를 잘하면 도움을 줄텐데, 안스럽기만하다.
그래도 오슬로 진입했으니 볼 것은 봐야지.
2008년 완공된 후 오슬로의 산 아이콘이 된 <오페라하우스>에 가서 우리도 현지인처럼 즐겨봐야지...
노르웨이의 자연과 겨울의 하얀 눈 등에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고 하는데,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와 비교된다고 한다.
바다 위에 하얀 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외부에는 약 36,000개의 이탈리아산 대리석과 화강암,올록볼록한 메탈 소재가 퍼즐처럼 맞춰져있고, 내무는 독일산 참나무를 이용해 따뜻하면서도 곡선의 느낌을 살렸다.
열린 공간을 지향하는 이곳 <지붕>에는 여유와 햇살을 즐기려는 많은사람들이 몰려든다고 한다
오페라하우스 앞 광장에는 노르웨이 오페라의 대모 <키르스텐 플라그슈타트(1895~1962)>의 동상이 서있다.
그녀는 1930년대 바그너 전문 소프라노 가수로 명성을 떨쳤고, 은퇴 후에는 초대 노르웨이 국립오페라단장을 역임하며, 오페라 전용 극장 설립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한다. 그녀의 유지가 46년 후 ,바다 위의 아름다운 극장>으로 실현되었다고.ㅎ(100NOK 지폐의 모델이라는데, 노르웨이 돈을 본 적이 없네...)
오늘은 저녁이어선지 태양을 즐기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더라.
새로운 물을 만나면 항상 인증 샷을 찍는 남편이 오페라하우스 앞 바다에 들어가 기념 사진을 찍을 준비를 한다.
다른 곳은 물이 항상 맑았는데, 여기는 대도시인지 바닥이 비끄럽고 썩 깨끗하지가 않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거위처럼 큰 오리들이 사진을 찍을려고 하니 살살 도망간다.ㅎ
저녁으로 피자를 사와서 맥주 한 잔 하려고 했더니 8시 이후는 술을 안 파는 게 이 동네 현실.
피자집 아저씨, 어디서 왔냐고 해서 <사우쓰 코리아>라고 했더니 "김정은이를 아느냐"고 물어본다.
순간, 김정은이가 누구지? 아, 북한 김정은!!
자기는 김정은이를 아주 좋아한다네? 멋지다고. ㅎㅎ
김정은이가 지금 세상에서 가장 인기있는 사람이 되었다. 세상 오래 살고 볼 일.
김정은이는 정말 지 할아버지도 못 할 큰 일을 했으니 인물은 인물이다.ㅎㅎ
맥주 대신 콜라와 피자로 오슬로 진입을 축하했다...
오늘도 피곤하고 사연 많지만, 즐거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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