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여행

유라시아 93일(7월 31일) 여행을 마치며(베니스공항->모스크바공항->서울)

애니(현숙) 2018. 7. 31. 19:07

*숙소에서 바라본 여명의 돌로미테

 

*돌로미테 숲속의 새벽

 

 *집주인 아줌마와 기념 샷

 

 

*급해서 화장도 안한 맨얼굴로...ㅎ

 

 

 

*베니스공항에서 

 

 

*처음 타보는 러시아항공

 

 

*여기는 아마도 모스크바 공항~ 

  

 

 

 

 

드디어 나의 유리시아 일주 여행의 마지막이 왔다.

94일이 꿈결처럼 흘러갔고, 귀국할 즈음이 되니 해결해야할 일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네.

어제 늦게 잤지만, 아침에 일찍 잠이 깨서 여명의 돌로미테 사진도 찍고 주인 아줌마와 인증 샷도 찍었다.

남편은 엊저녁에는 커피 병을 깨더니 아침에는 냉장고 유리를 깨는 실수를 또 했고, 일단 주인에게 말은 했는데, 주인은 맘에 안들지만, 괜찮다고 한 것 같았다.(금전적으로 보상하기도 애매해서...문도 잘 안 닫기는 냉장고...)

주인은 기념이라고 남편이 찍은 자기집 사진도 몇 장 주는데, 우린 뭐 줄 게 아무것도 없어서...

 

1시간 40분이면 도착한다는 구글을 못 미더워해 아침에 간단하게 라면 끓여먹고 7시 18분쯤 집을 나섰다.

너무 빨리 도착해도 기다리기 그런데 적당히 2시간이 좀 지나서 도착했고, 택스 리펀이며 티켓팅도 순조롭게 끝났다.

러시아항공을 처음 타봐서 많이 긴장했는데. 별 문제없네~

공항 주차료 정말 무섭네~

한 시간 정도 된 것 같은데 9.5유로.

그동안 주차료 비싼 유럽에서 주차료 많이 안내고 잘 다녔는데.ㅎㅎ

 

걱정했던 러시아항공 보딩패스를 무사히 받고 남편을 보내고 면세점에서 선물로 쓸 화장품을 하나 사고 라운지로 갔다.

아침을 새벽 6시에 라면으로 떼운 터라 잘 먹어보자하고 갔지만, <마르코폴로라운지>는 음식이 영 아니다.

맛이 너무 없고, 멋직 생긴 바리스타가 만들어주는 라바짜 커피마저 너무 쓰고 맛이 없었다.

 

<마르코폴로 공항>에서의 보딩은 보안 검색 후 비행기 타러 나올 때 출국 스탬프를 찍어준다.

유럽에서는  라운지에 오래 있으면 안되고 보딩 시작하자마자 움직여야한다.

그래도 모처럼 여권에 도장을 받았다.

이제는 여행 끝이라 공항에서도 별로 사진 찍을 엄두도 안난다.

너무 많은 사진은 감당이 안돼...

 

러시아항공은 12시50분 출발인데. 그전부터 문을 닫고 안전교육을 한다.

공항 이륙도 10분 만에 끝내네.ㅎ

러시아항공 지연사고가 많다더니 너무나 정확한 출발이다.

 

잠깐 자고 일어났더니 1시 37분이다.

점심을 안 주는 줄 알았는데 음료를 미리 주더니 밥도 준다.

난 매쉬드포테이토와 카레소스대구를 선택.

양고기 요리도 있는데 거긴 당근이라.ㅎ

롤빵에 감자를 소스로 어쨌든 잘 먹었다.

샐러드는 맛이 이상해서 패스.

아까 라운지에서도 많이 먹었는데...

맛도 없는데 왜 이렇게 먹어대는거냐...난.

쥬스나 콜라 등을 또 나눠주고 있다.

온라인체크인하라고 그렇게 난리더니 내 티겟은 항공사가 달라서 불가능했다. 결국 좌석이 맨 뒷자리다.

어느 부부가 자리를 바꿔달라하여 바꿧는데, 복도 자리라 편하다.

 

남은 두 사람은 어떻게 재밌게 지낼지 궁금하다.

남편은 여행 막바지라 이젠 뭐든지 귀찮고 집에만 가고 싶을 터.ㅎ

호 선생은 이제 여행 초기지 팔팔하니 어디든 가고 싶을텐데 생각은 없지.

남편은 몽블랑이든 마테호른이든 비가 온다는 핑계로 안갔으면 싶은데, 호 선생은 말이 없다.ㅎ

 

<국적기의 좋은 점>--맛있는 비빕밥과 한극 자막 영화~ 

모스크바에 5시5분 도착 예정인데 4시 54분 도착(한 시간 빨라졌는데 시간이 안 변하네...)

5시가 넘어도 나가지는 않네.ㅎ 연착이 많다더니 내가 탄 비행기는 정확히 잘 도착했다. 러시아항공에 대한 이미지 완전 쇄신.

모스크바 세레메튀에보공항에 도착.

면세점을 보니 같은 상품이 10%가 비싸서 그냥 라운지로 왔다.

어떻게 인터넷이나 해볼까 하고 왔는데, 이게 퍼블릭와이파이는 실명제를 해야한다고 엄청 복잡하게 해놨네...

기계에 약한 나는 포기하고 핸드폰 충전이나 하는 걸로~  

베니스 라운지도 그렇지만 이 라운지는 정말 먹을 것은 없네.

베니스보다 더 하군.

베니스는 인터넷이라도 됐는데.

배 상태도 안 좋아 뭐 많이 먹을 상황은 아니지만서도...

서운해서 맥주 비슷한 ㅡ0%라고 되어있어서ㅡ것 두 캔을 집어들고 왔다.

 

러시아항공과 KAL이 공동 운항하는 구간이라 본의 아니게 국적기를 타는 즐거움을 맛본다.

이때까지 먹어본 중 가장 맛있는 기내식ㅡ비빕밥.

햇반이 이리도 맛있는 줄 몰랐네~

또한 좋은 것은 한글 자막 영화가 많다는 거~!!

기내에서 본 영화 세 편.

 

<The Book shop>- 페넬로페 피츠제랄드 원작 참조

감독 이사벨 코익세트 / 출연 에밀리 모티머, 빌 나이

책을 좋아하고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인 플로렌스는 남편 사별 후 전 재난을 투자해 오래 방치되어 있던 고택을 사서 책방을 연다.

그녀의 소박한 책방이 영국의 한적한 바닷가 마을을 들썩이게 한다.

그녀는 끝까지 책방을 지키고 싶어했으나, 고택을 문화센터로 만들고 싶어했던 장관 부인의 술책에 의해 모든 것을 잃고 마을을 떠나게 된다.

책방에서 일하기를 좋아했던 한 어린 소녀는 마을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다 꿰뚫어보고, 그녀가 마을을 떠나는 날 고택에 불을 질러버린다.

책을 싫어하던 소녀는 책방을 열고 그곳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플로렌스를 통해 생에 대한 '용기'를 배우고 책에 대한 열정을 가지게 됐으며,

나중에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라 책방을 경영하게 된다.

ㅡ서점에서는 누구도 외로운 사람이 없다ㅡ

 

꿈을 이루고자 용기를 가지고 버티지만 결국은 좌절하고 마는 플로렌스.

여기서는 내가 좋아하는 빌 나이가 은퇴 후 외부와 접촉을 끊고사는 은둔자로 나오는데, 서점을 지키려는 플로렌스를 위해 어렵게 장군부인에게 갔다가 결국 쓰러져 죽고마는 안타까운 역할.

어느 사회나 좋은 의도가 좋게 이해되고 받아들여지는 것은 없는 법.

어린 소녀가 플로렌스가 모든 걸 잃고 그 마을을 떠나는 날, 고택에 찾아가서 차라리 불을 질러버리는 풍경은 안타깝기도 했고 시원하기도 했다. 어쩜 가장 극적인 장면이랄까?

담담하지만 잔잔하고 안타까운 마음.

그래도 어린 소녀가 훌륭하게 자라도록 영향을 줬으니 다행?

아이들은 어쩌면 모든 걸 알고 있다? ㅎ

 

< 더 뮤직 오브 사이런스>ㅡ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 이야기.

안토니오 반데라스. 조르디 모야 출연. 

최근에 알게된 안드레아 보첼리의 전기 영화 같은 것.

선천성 녹내장 땜에 결국은 시력을 잃었지만, 장애인이 살아 남으려면 남들보다 훨씬 강해져야한다는 아버지 말대로 역경을 겪으면서도 결국은 이탈리아 최고의 가수(?)로 성공하기까지의 감동적인 스토리.

타고난 아름다운 목소리가 큰 보탬이 됐지만, 치열하게 연습하고 좋은 스승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 피아노 조율사, 훌륭한 가수가 될 수 있도록 옆에서 믿고 도와준 삼촌과 아버지 등 든든한 지원자들이 있어서 오늘날의 그가 있게된 듯.

도착 시간이 가까워서 끝을 못 볼까봐 맘조리고 봤는데 산레모가요제에서 우승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봐서 좋았다.

감미로운 그의 노래도 듣고...

 

또 한 편은 캠핑카에서 인생을 마감하는 노년의 부부 이야긴데,.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치매 걸린 남펀을 돌보던 암말기 환자 부인은 고민 끝에 남편과 최후의 여행을 떠난다.

 

P&S : 우리 남편도 뭘 자꾸만 잊어버려서 걱정이 된다.

베니스 주차장에서 사용하고나서 체크카드를 잊어버려서 카드 거지가 됐단다.

카드는 있으나 사용 불가ㅡ다이너스. 아멕스. JCB

참 사고도 다양하게 친다.

 

* 유로 잔액 : 725유로+4.45유로(300유로 가져옴)

* 면세품 구입 : 트레블셋트 51.1유로(선물용)

                      보드카 2병×9유로

                      조니워커 블루 1L : 156.000원

* 베니스 공항 주차료 9.5 유로

 

석 달 만에 보는 서울은 낯익지만 낯설다.ㅎㅎ

우리집 주방이 엄청 넓어보인다는 것이 이상했다.(우리집이 이렇게 넓었나??ㅎ)

꽃들이 만발해서 반겨주니 기분이 좋네.

오자마자 거실 청소하고 샤워하고 서울의 하루를 시작한다.

저녁은 멍하게 있다가 준하가 와서 떡볶이, 쫄면, 김밥 등으로 해결햤다. ㅎ(아들이 사줘서 잘 먹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