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여행

유라시아 89일(7월 27일) 베를린에서 호프로

애니(현숙) 2018. 7. 28. 07:44

항공기 소리가 요란하고, 모랫바람도 날리는 열악한 환경의 베를린 시티캠핑장에서 그럭저럭 아침을 해먹고 10시 20분에 호프를 향해 출발했다.(베를린은 여기 캠핑장분 아니라 전 도시가 좀 소란스럽다. 경찰차, 엠블란스 등등 수시로 빽빽거리는 차도 많고 사람들도 너무 많아서 정신이 없다. 또 덥기까지하다. 32도 전후~)

어젯밤 남아서 싸온 학센과 양배추샐러드는 양송이와 함께 볶아 아침에 잘 먹었다.

 

한국마트 아띠를 찾은 것은 참으로 행운이었다.(Atti Asia Markt -Luxemburger str.31 13353 Berlin/신현중)

Web:www.atti-asia-markt.de(홍보해줘야한다!!)

혹시 여행이 길어지면 모자랄지도 모를 고추장이나 하나 사러 한인마트나 아시안마켓에 가기로 했다.

한글로 아띠가 검색된다해서 가보자 하고 갔는데, 의외로 물건도 다양하게 많고, 생각보다 별로 비싸지도 않고, 우선 주인 아저씨가 너무나 싹싹하고 친절했다.

이민 온 지 한 5년됐다고 이런저런 정보를 줘서 이민 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ㅎㅎ(출산 장려 정책은 다른 것이 없단다.. 독일은 25살까지 80만 원인가를 준다고 한다. 그러니 애 낳지 말라고 해고 알아서 낳는다고. 또 대학까지 무상교육이다. 와 부러운 나라)

이런저런 얘길 많이 해서 혹시나 싶어 엔진오일 긴급으로 교환할 데가 어디 없냐고 물어봤더니 자기 아는 데가 있다고 알아봐준단다. 아싸!

(우리는 고추장, 간장, 종가집 맛김치, 떡국떡 등을 샀다. 계속 한식을 먹어서 특별히 사고싶은 것이 없었다. 미안하게도...)

행운의 여신이 미소짓는다~!

 

그때가 11시 정도였는데, 1시까지 오라고 해서 혹시 몰라 기아서비스에서 엔진오일필터를 사가지고 정비소에 찾아갔더니 해맑은 소년이 한국에서 온 차를 보고 엄청 반가워한다.

28살이라는 이 청년은 독일에 와서 자동차 정비를 배웠다고. 온 지 5~6년 되었다나. 이 선생이랑 한참 애길했는데, 23살에 독일로 유학와서 처음부터 자동차수리를 배웠다고 한다. 싹싹하고 참한 친구였다. 

한국말로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의 편안함이랄까...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정말 마음 든든했다.

몰랐는데, 왼쪽 등도 나가서 그것까지 덤으로 교체할 수 있었다.(그건 김군이 가져가라해서 가져갔다.) 

아띠 사장님뿐아니라 젊은 친구(박진성)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엔진오일 교환 75유로)

ㅡ우리나라 좋은 나라다. 자동차 수리는.ㅎㅎ

 

우리처럼 장기로 여행을 하면 오일필터나 브레이크패드는 구입해서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을 듯하다.

어렵게 내일 숙소 근처 기아서비스에 예약을 해놨는데, 거기서는 오라는건지 마라는건지를 몰라서 헤매고.(영어로 답이 왔는데 해석이 어렵다.)

부품이 없을 수도 있고, 부품이 있으면 급하면 어디서라도 교환할 수 있으니까~

 

오일 필터를 달라고 했는데 에어컨 필터를 주는 바람에 할 수 없이 기존 오일필터를 재활용하고 에어컨 필터는 바꾸러갔다.(여기서는 필터라하면 다 에어컨필터로 알아듣는단다.)

간 김에 유리창 금 간 것 수리 가능하냐니까 교체해야만 한다고.

만약 원하면 예약하라고 해서 견적을 받으니 1200유로. 156만 원. 적어도 세 배는 비싼 가격. 그리고 일정도 조정해야 하고.

내가 대신 싸인했는데, 남편이 다음 주에 연락하는 걸로 일단 예약을 미륐다.

엔진오일 교환하는 것만으로 벅찬 하루였는데 유리창까지 길게 금이 가있으니 정신이 없고 마음이 편치않다.(잘 기억 안나지만, 이 선생 오기 전에 작은 흠이 나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 한 40센티쯤 쪽 금이 나 있다.)

차가 이래저래 말성을 부리니, 기아 두 번 가서 커피 두잔, 엔진오일 갈러가서 커피 한 잔, 이렇게 커피만 세 잔 마셨는데, 배 고픈 줄도 몰랐네

점심은 리들 가서 빵 2개씩 사고 우유 1리터 사서 차 안에서 가볍게 때웠다.

 

일단 차유리 균열은 유리전용 순간접착제로 시험을 해보기로 하고 BAUHAUS로 갔다. 

다음 검색에서 나온 유리 전용 UHU라는 회사 제품.

바우하우스는 광고만 엄청나게 봤는데 가보기는 처음. 

주택 관련 온갖 물품들이 있어서 시간 

있으면 구경해도 재밌을 듯ㅡ이케아보다 고급스럽고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금간 부분에 우후접착제를 붙이고 투명테이프를 붙였다.

(숙소에 와서 검색해보니 우후 유리용 접착제는 차량유리에는 효과가 없다고 되어있네.)

테이프는 별 힘이 없어서 효과가 없다지만 사람 심리가 좀 그렇지?혹시나 하는 마음.


<호프란 도시 가는 길ㅡ그동안 잠깐 잠든 사이에 비가 내린다.

오후 8시.

고속도로가 왠일인지 꽉 막혀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오늘은 에어비앤비라는 것. 텐트를 안쳐도 되니 비가 오나 밤늦게 가나 다행.

 

처음에는 거리를 너무 짧게 잡았다고 아까워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아주 효율적이로 계획을 세운 셈이다. 갈 길이 멀었다면 아침에 이런저런 볼 일도 못 보고 걱정만 하고 갔을텐데..

 

하루하루가 어드벤쳐의 연속!

그러나 우리는 행운아들~

어떤 식으로든 잘 될거야~

오늘 안된다는 엔진오일도 교환했잖아~

 

오후 8시 40분. 끽연 타이밍~

고속도로주유소는 베를린 시내보다 2유로는 비싸네.

처음 독일에 내려서도 비싸게 주유했는데(13.9) 베를린 시내에 들어서니 12.39까지도 하더라. 여긴 14.19.

북유럽에서 비싸게 살다보니 처음엔 싸네 했다가 엄청 억울해했다는 후문.ㅎ

화장실도 돈 내고 가야해서 지금 참고 그냥간다. 우린 항상 잔돈에 신경쓰는 사람.ㅎ


오는 도증 비가 내린 탓인지 엄청 멋진 노을을 보여주던 석양도 저물었다.

도시에 도착하니 놀이동산의 화려한 불빛이 사람을 유혹한다.(피곤해서 그냥 집으로 왔다.)

10시쯤(?) 숙소에 도착해 하도 꼬부랑 글씨라 해석이 어려워 인터넷 연결하느라 애좀 먹다가 참치김치찌개로 늦은 저녁을 먹었다.

이 선생이 반찬을 많이 가져왔는데, 아끼다보니 더운 날씨가 김치가 다 시어졌네...

길거리에 알아서 주차하라했다고, 아파트 안에는 또 절대 안세우는 김선생...

차가 항상 문제로다...


밀린 블로그 정리하다보니 1시 36분이네.

내일은 드디어 이태리 돌로미테로 간다.

돌로미테 가지고 남편을 조르던 친구는 결국은 못 가고, 그 덕에 내가 구경을 한다.

제발 날씨도 좋고 차도 더이상 말썽 부리지 말아달라고 기도하며 이제는 자야겠다.

내일-이미 오늘이지만-은 또 다른 해가 뜰 것이다.

그리고 좋은 쪽으로 해결될 것으로 나는 믿는다.

우리에겐 항상 행운이 함께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