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여행

다시 러시아 +2(8월 30일) 이르쿠츠크에서 알혼섬으로

애니(현숙) 2018. 9. 3. 01:56

* 바이칼 호수를 닮은 알혼섬

비가 내려서 이르쿠츠크에서 하루 더 있을까했는데 숙소 주인과 연락이 안되어 그냥 알혼섬으로 떠나기로 했다.

(숙 소: 에어비앤비에서 원룸아파트)

아침은 전날 끓여논 쇠꼬리 국물에 국에 넣으려고 사온 쇠고기를 구어서 먹었다.

명란젓 조금 맛보고.

메론이 맛있다고 사논 게 썩 맛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열심히 먹는다.

어젯밤 먹다남은 것을 아침에 마저 먹고 두 조각만 남겼다.

 

느긋하게 일어나서 준비했더니 12시 다되어 출발.

 

소와 말이 많은 평원 지역을 지나 <알혼스키이 라이온>이라는 지역에 와서 동네 카페에서 점심을 기다린다. 2시 50분 현재.

유럽쪽은 동물은 많아도 목동을 보기 힘들었는데 여기는 왠만한 곳은 목동이 다 있다.

얇은 밀가루 부침개(불리느) 4장과 커피 2잔에 160루블. 모자라서 4장 더해달라하니 다시 반죽을 하며 10분 기다려야한단다.

너무 늦어지는데 하면서도 어쩌지 못하고 오케이한다. 주인여자는 계란과 설탕을 듬뿍넣고 열심히 반죽 중.ㅎ

 

길거리를 느긋하게 산보하는 소들을 많이 만나면서 체르노누드라는 알혼섬 가는 페리 타는 곳으로 왔다. 

오자마자 페리는 떠났지만 조금 기다리니 차를 세 대쯤 실은 페리가 들어왔다. 페리 3대가 무료로 알혼섬에 사람과 차를 실어보낸다.

우리가 탄 배는 두 대의 차량뿐.

알혼섬 도로는 다들 예고한 대로 비포장길이라 우리 차는 엄청나게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서 간다. 

모든 게 흔들리고. 그것들이 전부다 소음 발생. 

차라리 맨땅에 길을 내서 가는 것이 덜 시끄러운지 들판에는 여기저기 사륜 차량이 만들어낸 도로가 어지럽게 널려있다.

우리도 마지막에 정규 도로를 벗어나서 진흙길을 가봤더니, 얼씨구, 패어진 자갈길이 아니어서인지 훨씬 부드럽다.

이르쿠츠크에서 여기까지는 500미터가 넘는 약간의 고지대에 산에는 나무도 별로 없는 대신 끝없는 스텝 평원이 펼쳐져있다.

아마도 안가봤지만 몽골이 이런 지형이 아닐까 생각한다.

목축을 많이하는지 그동안 여행 중 가장 많은 소와 말을 만났다.

소들은 평원뿐아니라 길가에도 그냥 있다가 길을 건너가기도해서 소 조심이라는 표시가 길에 계속 걸려있다.


바이칼 호수.

저번에 한번 봐서 그런지 그렇게 감동의 물결이 밀려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약간은 감동해야 하는데...ㅎ

헐벚은 산들과 비포장도로를 접하고 머리가 흔들린달까...

 

5시 5분쯤 선착장에 도착 후 40km거리를 1시간 넘게 이동해 6시 20분쯤 알혼섬에서 제일 큰 마을 <후지르>에 도착해 우리의 숙소 탐방이 

시작됐다.

지금은 비수기라 방이 많다고 정하지 않고 왔는데 방은 많은데 입맛에 맞는 방 찾기가 쉽지않다.

결국 처음에 캠핑장 히떼같다고 한 <인 오아시스>에 돌아와 체크인한 시간이 거의 8시가 넘었나?

한 두 시간 가까이 숙소 찾는다고 헤맨 셈이다.

여기는 화장실, 샤워실 별도라서 좀 불편하긴 하지만 부엌과 식당이 다른 곳에 비해 잘되어있고, 아담하고 사람들도 있어서 편안한 느낌이다. 다른 곳은 요리를 못해서, 너무 주방과 화장실이 멀어서 포기했다.

이틀에 3,200루블(현금 결제)ㅡ딱 유럽 캠핑장 수준?

주방과 화장실을 쓰려면 최소 하루에 3,000은 줘야할 듯ㅡ한곳에 가니 4,000짜리를 3,000에 자라고 하더라.

거긴 너무 커서 차와 거리가 멀고 주방은 너무 후져서 포기.

아, 숙박지 찾는데 시간버리는 것이 너무 아깝다. 빛내림이 있는 멋진 석양도 숙박지 찾느라 놓쳤다.

하여간 여기서 이틀은 자고나서 서운하면 하루 더 자든지,내일 섬 일주를 하고나서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