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여행

다시 러시아 15일(9월 12일) 하바로프스크에서 우스리스크로 668km

애니(현숙) 2018. 9. 12. 22:34

*하바로프스크 아파트

*이런 고층아파트에서...

*우리는 마트를 좋아해~ <삼베리>

*짭조름한 밀가루빵-담백해서 맛났다

*길가에 조성된 과일, 채소가게 - 고려인들이 꽤 많은 듯...


*우리가 수박을 사준 아주머니



<삼베리>에서 산 짭쪼름한 빵맛을 잊을 수 없어...

오늘은 유라시아의 거의 마지막 대장정-668km를 달려 우스리스크로 돌아오는 날이다.
일찍 나서서 불로거들이 추천하는 삼베리마트에서 몇 가지를 사려고 했는데, 준비하다보니 또 10시 반이다.
시원찮은 아파트는 갑자기 더운 물이 나오지 못해 남편은 샤워도 못하고 길을 나선다.
요즘 블라디보스톡이 핫한 지역이 되어 물가가 많이 바싸졌다해서 블로거들이 추천하는 삼베리를 찾아간다.
창고형 매장인데, 많이 싼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당근크림이랑 술이랑 눈에 띄는 대로 사가지고 나왔다.
점심겸 간식으로 먹을려고 납작한 큰 빵을 사왔는데, 짭잘하고 담백한 것이 러시아에서 먹어본 빵 중에 제일 맛나는 것 같다.(결국 48루블자리 빵과 64루블짜리 우유로 점심은 때웠다.ㅎㅎ)

그래서 결국 하바로프스크 출발은 11시 반쯤이 되겠다.
구글 양 계산은 8시 16분쯤이던가? 결국 그 시간에 우린 우스리스크에 도착했네...


우스리스크에서 듣는 한국말에 마음이 약해져서...

우스리스크에 가까워지니 길거리에서 이것저것 파는 사람들이 많다.

집에서 가꾸었는지 못생긴 피망이며 감자며 호박이며, 잘 모르는 나무 이파리까지.

계속 소고기 등을 먹어서 저녁에는 칼칼한 수박이 먹고 싶어 길가 좌판들이 널려있는 곳에 차를 세웠다.

자색양파를 줄로 매달아놓으니 꽃이 매달려있는 것처럼 예쁘다.

첫 번째 집에 수박이 좀 잘잘하고 잘 생긴 듯하지만, 좀 둘러보려고 하니 두 번째집 할머니가 말을 건다.

조선족 할머니...할아버지부터 여기서 살아서 한국말을 잘 한단다.

70세라는데, 정정해 보이네...


러시아 수박은 왜 못 생겼을까?

이 동네 수박은 이상하게 대체로 투박하고 못 생겼다. 이 아주머니 좌판에는 다 팔리고 못생긴 것 몇 개만 남아있어 옆집에 가고 싶었지만, 동포라는 것 땜에 어쩔 수 없이 한 통 산다. 8kg-200루블. 요즘 끝물이라 비싸단다. 러시아는 어디든지-비록 좌판일지라도-저울을 가지고 무게를 달아서 물건을 판다. 우리는 대강 한 줌에 얼마씩으로 사고 파는 데 계량이 생활화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자색양파 두 개는 서비스로 얻어왔다.

우리 땅에서 못살고 연해주까지 와서 살아야했던 우리 동포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서 아는 척하면 물건을 사지 않을 수 없다.ㅎ 


오늘은 그동안 속을 썪이던 오금이 저리던 다리가 허벅지까지 아파와서 참 힘든 하루였다.

숙소에 와서 뜨뜻한 전기장판에 지졌지만, 금방 좋아지지는 않네.

90일이 넘는 첫 유라시아 여행 중에는 별일없이 잘 지냈건만, 짧은 여행 중 이렇게 다리가 저리고 아프니 정말 대책이 없다...


저녁은 나는 커다란 수박을 반 갈라서 거의 반을 먹고 때우고, 남편은 내가 안 먹는다니 결국 라면으로 때웠다.

밤새 아파서 잠을 설치다가 아침에야 겨우 좀 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