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블라디보스톡 간단 여행기(2013년 7월)

애니(현숙) 2018. 1. 10. 01:52

2013년 7월 7일, 일.
7시 10분 차인데 집에서 6시 15분 급행을 잘 탔다. 고속터미널은 거의 처음이니 지하철에서 내려 매표소까지도 10분이 걸린다. 미리 예약을 해두니 카드만으로도 간단하게 발권이 된다. 라면 하나 사먹고 담배 한대 피우니 시간이 5분 남는다. 적당하다.
7시 10분, 45명 정원에 9명만 달랑 타고 출발한 버스는 사강의 길모퉁이 카페를 읽다 잠이 들었다가 눈을 뜨니 8시 43분 횡성휴게소 도착한다. 도이터 할인점이 있는데 시간이 없어 아깝다. 동해까지 정확하게 3시간 10분 소요.
터미널에서 동해항까지는 시내버스로 시내 구석구석을 누비고도 약 20분 걸린다.
동해항은 을씨년스러울 정도. 면세점도 없고 커피자판기도 없고 주차료도 없고... 티오피인지 칸타타인지 2천원이나 주고 커피 한잔. 호텔은 예상했던 대로 가이드와 같은 방을 쓴다.


배는 2시 조금 못 되어 항구를 떠난다. 외해로 나와도 바다는 정말 잔잔하다.
바다는 참 심심하다. 배를 타고서 이런 망망대해를 내가 언제 봤던가? 제주에서 추자도 갈 때나 목포에서 홍도 갈 때도 이런 바다는 아니었을 뿐 아니라 그 때는 선실에 갇혀서 밖에 나가기가 몹시 어려웠으니 섬 하나 없는 이런 바다를 보기가 어려웠을 터.
날씨만 좋았으면 볕이 다소 뜨겁더라도 끝없는 바다를 볼 수 있었을 텐데 흐린 날씨가 허락하지 않는구나. 동해를 떠난 지 이제 겨우 2시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동행들은 벌써 잠에 곯아떨어졌네. 잠자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는 이, 참으로 심심한 바다.다음에 올 때는 안주거리와 맥주를 좀 가져와야겠다. 맥주 캔 하나에 3천원이라니... 안주도 마땅찮고...
맥주 한잔하니 잠이 온다. 일단 잠을 좀 자본다. 1시간이나 잤을까? 오래 잘 수가 없는데 그건 잘한 짓이다. 무지무지 심심한 배에서 낮잠을 많이 자서 밤잠이 안 오면 그것도 보통 고역이 아니지. 겨우겨우 시간을 보내다가 6시가 되니 저녁밥을 먹으란다. 식당. 한심한 식단. 동해터미널에서 만난, 혼자 온 아줌마 옆에 앉아 같이 밥을 먹으며 이런저런 수다를 떨면서 저녁도 겨우 해치운다. 술이나 좀 마셔볼까 했는데 일행이 많고 식당에는 아예 술을 가지고 들어갈 수도 없다. 낮에 소주를 마시지 않았으면 오늘은 술 구경도 못 할 뻔했네.
밥먹고 나서 낙조나 잘 찍어볼까 했는데 잘 떨어지던 해가 수평선 근처에서 또 구름에 가려버린다. 일몰조차 허락하지 않는군. 하릴없이 구름이나 찍다가 포기하고 방으로 들어온다. 넓은 방이라 좋았는데 시끄럽다고 좁은 방으로 옮기는 바람에 몹시 불편하다.

크루즈라 이름붙은 큰 배라 선내에서 시간을 죽일 좋은 도구가 있나 했더니 정말로 말짱 황이다. 크루즈에 실망하는 두 번째.
별도 없는 밤을 보내기가 답답해서 바에 가서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죽인다. 한국애가 윔블든 주니어 결승에 오른 경기를 생방송으로 보는데 윔블든 볼보이들의 절도 있으면서 잽싼 동작에 감명을 받았다. 10시에 끝나는 건 현지시간으로 12시이기 때문인데 잘 적응이 되지 않네. 어쨌거나 술 덕분에 잠을 좀 잔다.

2013년 7월 8일, 월.
어젯밤에 바에서 마신 맥주 덕분에 10시 조금 지나 잠들 수 있었는데 녀석들이 불을 켜고 수다에 빠져 있어서 좀 고생했다.
새벽 3시 59분 경에 잠이 깨어 밖에 나가보니 안개가 자욱해서 갑판은 온통 물바다다. 별도 없고, 일출 역시 당연히 없다. 사우나라고 갔더니 뜨거워서 발도 못 담글 물만 가득한 욕조라 몸을 담그지 못 하고 샤워만 한다. 차라리 1층의 샤워실이 나겠다. 한국보다 2시간이 빠른데 아직 날은 밝지 않는다. 외국에 다니면서 스페인이나 여기처럼 일출 일몰 시간이 헷갈리는 적은 별로 없었다.
러시아 시간으로 6시 32분 현재 배는 이제서야 청진시 앞바다 쯤을 지난다. 북한 영해 같다.
이 배 내부에는 한국 시간과 러시아 시간이 섞여서 적혀 있어 많이 헷갈리게 한다. 해뜨는 시간 5시 7분이라고 적어놓은 건 한국시간이 맞고 블라디보스톡은 나라만 러시아지 경도는 한국과 거의 다름 없으니 해뜨고 지는 건 한국 기준이 맞겠다. 그러니 4시 40분 지금에사 동이 터서 희부염해지는 게 맞다.
아침식사는 7천원 짜리. 밥도 국도 있는데 반찬이 없네... 커피도 없고 버터도 없어 빵을 못 먹겠다. 김과 멸치볶음 등으로 때우고 못다 잔 잠을 잔다.
이 배는 일요일에 동해 출발해서 월요일 블라디보스톡 입항, 목요일에 동해갔다가 금요일에 일본가서 토요일에 돌이와서 일요일에 다시 블라디보스톡으로. 승무원들은 계속 배에서 생활해야 한다.
제법 큰 배이니 시간을 죽일 영화관이나 체육시설 등이 좀 있으면 많이 나으련만 그만한 크기가 되지 않는 건가? 24시간, 더욱이 이번에는 러시아해군훈련으로 3시간이나 늘어나 정말 지겹다. 이 배를 다시 타게 될까?
12시 현재, 바다엔 구름인지 안개인지가 가득 차서 날이 좋으면 지금쯤은 보일 러시아 쪽 육지가 보이지 않는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것 할 일이 없고...
점심에는 밥을 먹지 않고 샐러드, 채소, 볶은국수 등으로 때우고 다시 잠을 좀 잔다. 저녁에 어차피 소주나 한잔하게 될 테니 걱정이 없다 치자.
구명정 내리는 훈련이 있다고 해서 구경하는데 선장이 살자고 하는 이 훈련에서 죽는 놈이 자주 생긴다고 농담처럼 진담을 한다. 그럴 수도 있다 싶네. 훈련이 끝나자 선장이 이번에는 조타실을 공개한다. 시간이 많이 남으니 평소에 없는 서비스가 생겨서 좋은 점도 있네. 6시 반 하선예정이라 5시 반에 카레라이스를 서비스한단다. 맛이나 보러가야겠다.
날은 흐려서 입항도 못 하는 블라디보스톡의 낮은 산들도 전부 구름을 이고 있더니 차츰 구름을 벗어서 경치가 좀 보일 것 같아 다행이다 했더니 늦어지는 입항 때문에 5시 반에 서비스로 제공되는 카레를 먹고 나니 또 비가 오락가락하는구나.
7시 40분, 드디어 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꼬박 5시간 반을 정박해 있었다. 하선은 8시 예정일 테니 30시간 동안 배를 타네...
9시에야 배에서 내려 버스를 탄다. 노비자 단체팀이 먼저 하선한다. 저녁은 한식. 킹크랩이 들어간 해물탕인데 그럭저럭 먹을 만하다. 식당 종업원 여자아이들이 매우 예뻐서 사진을 찍어봤다. 일제 차들이 많고 핸들이 오른 쪽이라 여기도 좌측통행인가 했더니 왜놈들이 중고차를 많이 팔면서 핸들을 그냥 둬서 사고가 많이 난단다. 우리가 탄 버스는 기아의 새 차인 것 같다.
호텔은 건물은 오래 되어 보이지 않는데 시설은 참 낙후되었네. 러시아의 수준인 것 같다. 중국관광객이 무척 많다. 소주를 마저 비우면서 룸메이트의 자랑을 들어주고 카톡을 좀 한 다음 잔다. 침대는 삐걱거려서 참 거슬리는데 층마다 복도에 달린 2개의 AP덕분에 와이파이가 잘 잡혀서 그건 다행이다.

2013년 7월 9일, 화.
5시에 잠이 깨어 담배 한 대 피우고나선 다행히도 다시 잠이 들어 6시 반 기상. 자다가 담배를 피우는 건 도대체 무슨 행위냐???
호텔 아침은 괜찮다. 내일 아침은 좀더 현지인처럼 먹어볼 참이다. 070전화가 잘 된다. 좋다.
러시아정교회 성당에는 의자가 없어서 약 2시간의 미사를 서서 본단다. 재미있네. 성당 주변의 공원은 아직 걷히지 않은 안개로 우중충한 느낌이다.
왜놈 시대에 건너와 독립운동을 하던 선열들의 얼이 깃든 신한촌 기념비. 1939년이면 2차대전이 발발하기 전이니 스탈린의 이주정책으로 쫓겨난 약 12만명에 이르는 그들의 기구한 삶. 중앙광장에서 국영백화점. 백화점은 오로지 화장실 용도.
2차대전 승전 기념 꺼지지 않는 불꽃과 희생자의 이름을 새긴 동판, 1891년 당시 황제 니콜라이 2세가 시베리아횡단철도 착공을 축하하기 위해 페테르부르그에서 이 동쪽 끝까지 온 것을 기념하는 개선문. 이름이 왜 개선문인가? 점심은 전망대 아래, 승리의 다리 입구에 있는 대장금 된장찌개인데 청양고추가 들어가 매콤해서 좋았다.
1901년에 완공된 블라디보스톡 역과 항구 그리고 세단카까지 기차. 이곳 기차역들은 매우 개방적이다. 세단카 아무르만의 해수욕장에 가서 북태평양의 바닷물에 입고 신은 그대로 무릎까지 담궈본다. 약간 미지근할 정도의 바다. 다시 시내로 돌아와 전망대까지는 약 20여분 소요. 잠이 무지 온다. 전망을 즐기고 바로 밑 기념품점에서 마트로슈카 구입 600루불. 러시아에 오면 이 마트로슈카는 꼭 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왜 드는 걸까? 조잡한 느낌이 드는데도 불구하고 기어이 산다.
당초 일정에 없던 전통시장에 가본다. 옛 한인들의 흔적이 김밥과 김치, 그리고 후손인 듯한 사람들이 남아 있어 마음이 좀 짠하다. 7도 맥주 4개 185, 8도 맥주 2개 88, 오리온 감자칩 40.
다음은 전쟁박물관. 이런 한심한 곳을 관광이랍시고 해야 하는 건 정말 싫다. 더욱이 힘들게 계단까지 올라가서 보는 건 더욱 싫다. 전쟁은 인류에 대한 죄악이라는 반성의 의미에서 기억되어야 하는데 단지 흥미거리로 보일 수는 없다.
저녁 꼬치구이라는 샤슬릭은 구이가 아니라 그냥 돼지고기 찜 같았고 보드카 시음은 정말 시음 수준에서 딱 한잔. 스프와 샐러드에 고수가 들어가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고 고기는 퍽퍽하기만 하다. 보드카 역시 너무 적어서 맛이 어떤지 느낄 틈도 없이 없어졌다. 그래서 뭐가 있나 찾아보니 식당 옆에 조그만 구멍가게 같은 게 있어서 무언지 모르고 튀김 비슷한 걸 저녁 끼니 겸 안주 겸 해서 산다. 198루불. 동전을 좀 없앨렸더니 더 생긴다. 이래서 오늘 일정은 7시도 되기 전에 끝난다.
룸메이트가 산책간 사이 고픈 배를 달래려고 구멍가게의 음식을 먹어봤더니 생선 종류인 듯한데 먹을 만하다. 데우면 더 나을 것 같았는데 데울 방법이 없고 젓가락도 없어 더 먹기가 난감하다. 결국 버리게 되는데 참 비싼 저녁을 먹는 셈이 됐다.
돌아온 룸메이트와 한참 수다를 떨다가 11시 경에 잔다.
보드카는 병이라 사갈 수가 없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2013년 7월 10일, 수.
9시 반에 호텔을 나서서 어제 세 번이나 지나친 아르바트 거리를 간다. 매우 짧은 거리. 볼 것도 없다. 그리고는 초콜릿과 보드카 판매장. 889루불이 남아서 450루불 짜리 2병을 깍자고 하니 안 된다며 현지 가이드가 11루불을 보탠다. 그리고는 승선.
오후 2시 출항인데 11시 20분에 검색마치고 승선한다. 노비자 팀이 먼저 배를 타야 한다네. 출항하고서도 22시간을 가야 하는데 뭘 하며 시간을 보내나 갑갑하지만 밖에 있다고 특별히 나은 것도 없긴 하다.
가이드 녀석이 오늘은 점심이 없다고, 아침에 호텔에서 적당히 챙겨오라고 해서 그냥 라면이나 하나 살 요량으로 배를 탔는데 노비자 팀에게만 도시락을 준다. 가이드가 매우 띨띨하다.
모처럼 해가 나니 이제는 매우 더워서 갑판의 더위가 무섭다. 12인용 선실에는 전기 콘센트가 둘 있는데 돼지코가 필요하네.
점심먹고 조금 졸고 있는데 배가 떠난다.올 때 중러해군 합동훈련이 있어서 5시간을 기다리게 하더니 갈 때 또 합동훈련이 있다고 한 시간 일찍 출항하게 한다. 중국과 러시아가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는 것인가? 그러면 왜놈은 어디에 붙을까? 어쨌거나 일찍 떠나는 건 좋다. 그러면 동해에는 10시에 도착할 테고 동해에서 소주에 점심이나 먹고 고속버스를 타면 좋겠는데 시간이 좀 애매하네.
연하가 나와 둘이서 여행을 하려고 할까? 딸과 같이 온 나 또래의 애비가 부럽다. 내가 모자라고 못난 애비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데...

출항 후 5시간 정도 지나니 로밍표시도 없어진다. 이제 러시아 영역을 벗어나 북한 영역으로 왔다고 구글지도가 알린다. 동쪽 망망대해에는 고깃배조차 보이지 않는다. 어장이 형성되지 않는 바다인가보다.
낮 동안 하늘이 맑아서 낙조가 좋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해질 무렵이 가까워질수록 구름이 많아지더니 결국은 가려버린다. 저녁먹고 방에서 벌어진 이야기판을 모르쇠 놀다가 듣기싫은 헛소리들 피해 샤워도 하고 다시 나가보니 해지는 방향으로 구름이 약간 틈을 줘서 좀 건졌다.
히말라야까지 가세한 이야기판은 10시가 지나서야 술판으로 이어지는데 손님을 좋아하는 모씨의 초대와 갑판 포장마차, 나이트클럽을 끝낸 사람들의 합류로 이야기판이 그대로 술판이 되어버린 셈이다. 12시 정도에 먼저 잔다하고 누웠더니 대충 정리가 된다. 목소리 큰 놈들은 정말 싫다.

2013년 7월 11일, 목.
밤 12시 가까이 술을 마시다가 잠을 잤는데 4시 반에 깬다. 하늘엔 구름이 가득이고 바다는 안개가 자욱하다. 남한 영해로 들어왔는데도 육지와 거리가 멀어서인지 5시 현재 아직 전화신호는 들어오지 않는다.
7시 밥 먹을 때까지 시간보내기가 참 힘들다. 드디어 아침식사. 어쨌든 배 음식이 참 맛있다. 밥먹고 한잠을 자고나도 여전히 통신은 불량. 동해항 코앞에 와서야 통신이 제대로 터진다. 결국은 다 터질 텐데 조바심은 오랜동안 격리된 탓이라 친다.
입항해서도 접안이 어려울 정도로 가득찬 항구. 10시 15분에 하선을 시작, 수속을 마치고 나오니 10시 40분인데 시간이 다소 이르긴 하지만 묵호항 부근에 가서 낮술 한 잔 하고 가기로 하고 같이 가자는 아줌마를 뿌리치고 혼자 버스를 탄다. 낯가림이 없는 아줌마와 엮여서 술마시기도 싫고 따지고 보면 나흘밤을 같이 보낸 룸메이트도 우연이 아니면 어울리기가 내키지 않는다.
묵호항 부근에 내려 한참을 걸어가니 그제서야 겨우 횟집이 나온다. 물회가 소주 안주로 좋구나. 소주 한병을 뚝딱 비우고 나오니 비가 뿌린다. 시간이 좀 남아 묵호항 어시장 구경이나 좀 하렸는데 할수없이 터미널까지 택시를 탄다. 3,500원. 택시에서 내려 터미널로 가니 룸메이트 녀석이 버티고 있다. 12시 50분 우등에 마지막 맨 뒷자리를 타고갈 수도 있지만 녀석과 더 이상 엮이기 싫어 1시간이나 남은 1시 30분 차표를 끊고 기다리기로 한다. 서울가는 사람들이 많아 편하게 혼자 앉아가는 건 포기한다 했는데 타보니 빈자리가 있어서 자리를 옮긴다. 횡성휴게소에서 자판기 커피를 한잔하고 강남터미널에 4시 45분 도착. 9호선을 타고 집에는 5시 20분.
블라디보스톡은 현지의 볼거리 등에 비해 오고가는 배시간 낭비가 극심하다. 배타는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별도의 방안이 없는 한 다시 블라디보스톡 만을 위해 다시 오게 되지는 않을 터. 다음에 TSR을 타러 온다면 준비가 더욱 철저해야 할 것이다. 현숙이 보태준 10만원 상당 중에서 2,000루불은 동전까지 탈탈 털어 다 쓰고 달러는 그대로 남았다. 블라디보스톡에서는 루불만 받는 곳이 많다. 전체적으로 약 60만원 정도 써서 나름 저렴한 여행이긴 하지만, 여행이 싸다고 다 좋은 건 절대 아니지...

배를 다시 탄다면 필요한 것 : 헤드폰, 컵, 봉지커피, 슬리퍼. 넷북은 필요없고 배낭무게도 줄일 것. 영화를 많이 다운받아서 가지고 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