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여행

유라시아 88일(7월 26일) 독일 로스토그에서 베를린으로

애니(현숙) 2018. 7. 28. 07:15

<톰소여>라는 이름의 배를 타고 독일 로스토크에 아침 6시쯤 도착했다.

191유로짜리 우리 캐빈은 바깥도 보이고 화장실에 샤워실까지 딸린 고급 선실이었는데, 유감스럽게도 4인 선실인줄 알았는데, 침대는 두 개뿐이었다....

결국 가장 젊은 한 사람은 바닥에서 자야하는 불상사가 생기고 말았다. 

난 저녁에 피자를 많이 먹고, 후식으로  천도복숭아를 먹었는데, 배가 살살 아파와서 설사나라고 한 개 더 먹고 자다가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왔다. (선실 내에 화장실 있으니 편하고 좋다. 냄새 날까봐 문제지만...)

 

베를린...아 덥고 너무나 복잡하다.


엔진오일 교환 문제를 너무나 쉽게 생각해서 물가 싼 독일에서 해야지 하고 예약 없이 왔더니, 기아서비스에서는 2주 후에나 가능하단다.

그동안 놀면서 해결했어야했는데, 예약 없이는 일이 안되니 갑갑할 따름.(한국처럼 뭐든지 쉽게 되는 줄 알았다...)

탈린에서 너무 쉽게 엔진오일을 갈았지...(운이 좋았다.)

 

캠핑장은 한 번의 실패 끝에 시티캠핑장에 자리를 잡았다.(35.5유로.)

비행장이 가까워서 시끄럽고 주방이 없어서 불편하지만, 우린 별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태.

날이 너무 덥기도 했고 다른 캠핑장이나 숙소를 찾기엔 시간이 아깝고 해서 얼결에 예약.(인터넷 사용하는데 2유로를 받는다고 해서 취소. 샤워하는데 1인당 2,5유론데 감시도 안하는데 안한다고 할걸 하고 우리끼리 웃었다.)

인터넷이 안 되는 곳이 있었지만, 돈 내는 곳은 이곳이 처음이다.

 

점심은 굳이 국수를 한다하기에 말렸으나 국수의 장인이 순식간에 건조김치다시다국수를 맛나게 만들어내서 배부르게 한 냄비씩 먹고 한숨씩 쉬고. 4시넘어 버스 기사에게 종일권(7유로)을 끊어 시내로 나왔다.

버스는 벤츤데 너무 덥고(와중에 기사는 티켓도 판다. 헐~), 너덜너널한 좌석을 달고온 U 전철도 덥고...

 

동서독 분단의 상징인 이스트사이드갤러리 산책 후 맥주 한 병씩 사서 병나발 불고 길가에 앉아 쉬다가 학센을 잘한다는 맛집을 찾아나섰다.

누구의 블로그를 신뢰하고 따라 하는 것은 사실 참 위험이 큰데, 오늘도 또 따라서 맛집 기행.

약간 변두리라 전철에 트램에 바꿔 타며 대중교통 투어를 한다.

8시쯤 식당에 갔더니 만석이라고. 와~

맛집인가보다 하고 한 10분 버티니 자리가 실내에 난다.

모두들 한접시씩 먹고있다. 오. 부러워!! 

감자덤블링학센이 13.5유로 - 오. 싸네?

한 개 시켜 나눠먹자 하고 시켰는데 나온 걸 보니 크기가 영 작다. 알고보니 소자였던 것.

양이 너무 작아보여 먹어보지도 않고 남편은 추가 주문.ㅡ결국은 남아서 싸가지고 집에 간다.(총52.7유로 +팁 5유로-맥주를 4잔이나 먹었다. )

서빙하는 아줌마가 나이가 들었지만 상당히 애교스러워서 기분이 좋았다.(팁을 5불 주니 고마워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에 사랑스러움을 느꼈달까?_


동네 멋집이라고 사람이 버글버글하지만, 17년 전 프랑크푸르트에서 먹었던 그 맛이 아니네...(추억의 맛을 어찌 제대로 구현할 수 있으랴?)

그래도 그 집은 술값이 조금 싼 편이라 그렇게 위로하고, 실내에서 땀 뻘뻘 흘리며 먹고나오니 밖은 시원하고 분위기도 좋네.

아쉬워하며 이제는 부란덴부르크문을 찾아 또 한 바탕 여행.

브란덴부르크문을 경계로 동서로 베를린이 갈렸다고 하는데, 실물을 보니 별로 대단치 않아 보이더니 사진으로 보니 또 달라보인다.

그동안 캠핑하고 집이 야외에 있는 바람에 모처럼 보는 시내 야경.

독일 베를린 야경은 독일 사람처럼 소박한 거 같다.

 

일일권이 있다고 집이 외곽에 있다는 것도 잊고 너무 느긋하게 놀았나보다.

그래도 지하철이 있고, 막차 전 버스를 타고 근처에 내리니 12시쯤 됐네. 우리 동네 막차가 12시 17분이니 우린 아마도 막차 전 버스를 탄 듯.ㅎ

셋이니 좀 방종(?)하게 된다.

캠핑장 근처는 외곽이라 불빛도 거의 없다.

걸어도 걸어도 정문이 안나와...

알고보니 구글이 캠핑장 정류장보다 한 정거장 먼저 내리게해서 우리를 헷갈리게 한 것.(무서운 구글이 가끔씩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 

결국은 칠흙같이 어두운 길을 1km 이상 걸어서 캠핑장을 찾아간 것 같다.(15500보 정도 걸음)

오늘도 보람된 하루였다.ㅎ